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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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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그라데이션커피] 성수동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한 나름 괜찮은 현실 위치: 서울 성동구 상원12길 24-1 1층마신커피/구입원두: 에티오피아 구지 내추럴 챔프 시리즈노트: 라벤더, 블루베리, 포도, 복숭아, 복합적인단골집에서 이미 커피를 한잔 마시고 다시 회사로 들어가는 와중에 길바닥에서 우연히 그라데이션커피의 존재를 알게 됐다.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친다고, 밖에서 기웃기웃 하며 구경하다 원두가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선 훌쩍 들어가 보았다. 카페 내부는 아담했고 초록색의 인테리어가 특징적이었다.원두를 천천히 구경하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친절히 말을 걸어 주셨다. “도와드릴까요?” 평소 말수 없는 나는 커피집 사장님만 만나면 장착되는 대화 부스터를 가동하고는 나의 커피 취향에 대해 썰을 풀기 시작했다. 사장님은 나의 구구절절함을 잠시 듣고 있더니, 현재 원두 라인업에 대..
[성수동 브루잉세레모니] 통통 튀는 니카라과와 통통 튀는 호핑볼 조랑말에 대하여 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5가길 22-1 1층마신커피: 니카라과 라 벤디시온 파카마라 내추럴노트: 히비스커스, 레몬그라스, 허브, 라벤더, 그레이프, 플럼, 크랜베리, 체리, 유칼립투스, 애프리콧, 플로럴, 슈가, 시러피포춘쿠키는 쿠키의 맛을 기대하게 하기 보다는 어떤 메시지가 들어있을까 하는 설레는 마음을 더 크게 한다. 브루잉 세레모니는 일종의 포춘쿠키 같은 존재인데, 그 이유는 바로 브루잉 세레모니에서 주는 카드 덕분이다. 브루잉 세레모니에서는 커피를 마실 때 항상 어떤 메시지가 적힌 카드를 주는데, 그 메시지는 고르는 원두에 따라서 내용이 모두 다르다. 포춘쿠키와 다른 점을 꼽자면 커피도 상당히 맛있기에 맛도 함께 기대하게 되는 점이라고 할까나.일에 치여 정신없이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요즘, 무언..
[성수동 로우키] 원두, 커피, 매장 모두 흥미로운 곳 위치: 서울 성동구 뚝섬로1나길 5 (헤이그라운드점)마신커피: 온두라스 핀카 무뇨즈노트: 레드애플, 토피, 스톤프루트, 블랙티로우키는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도) 내가 성수동에서 처음 방문한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 카페다. 성수동에서 일을 시작한지가 어느덧 3년이 되었고 아마도 약 3년 전 입사 초기에 방문했던 듯하다. 그때 당시에도 물론 커피 없이는 온전한 하루를 보내기 힘든 전형적인 직장인의 모습이었지만 지금 만큼 스페셜티 커피에 열을 올리는 수준은 아니었던 지라, 첫 방문 시엔 아마도 아메리카노를 마시지 않았을까 싶다. 커피가 꽤나 괜찮다고 생각은 했지만 스페셜티 커피 생활 이전 시기라 그때는 로우키의 진가를 잘 몰랐다.입사 후 약 2년이 흐른 뒤 나는 스페셜티 커피 세계라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
[성수동 카모플라쥬(Camouflage) 커피] 에티오피아 물루게타 문타샤, 이게 커피야 레모네이드야? 주소: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1길 9마신커피: 에티오피아 물루게타 문타샤 피베리 워시드노트: 백도, 자스민, 레모네이드가끔 나는 벽으로 위장하고 싶을 때가 있다. 벽으로 위장하면 사람들이 나를 찾으러 왔다가도 사람은 없는 휑한 공간에서 벽의 존재만 인식한 후 다시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갈 테니까. 벽으로 위장한 나는 아마도 그 상황을 지켜보며 혼자 속으로 낄낄대며 웃을 테다. 이번에 다녀온 카모플라쥬(Camouflage) 커피도 마치 이름 처럼 건물 속에서 ‘나 카페 아니에요, 여기 카페 없어요’ 하는 모습으로 위장한 모습이다. 그 흔하디 흔한 간판 하나 없으며, 이 곳이 카페라는 그 어떠한 표식조차 없다. 분명 지도를 보고 찾아갔는데 카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혼자 ‘폐업했나?’ 생각하며 두리번 거리다가 ..
[성수동 예셰숄] 밝고 쨍쨍한 오렌지 주스와도 같은 르완다를 마시며 낯선 기쁨을 맛보다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12길 18-1구입원두: 코스타리카 조이카페 엘 밤부 화이트 허니 (노트: 청포도, 블루베리, 화이트와인, 사과, 슈가케인)마신커피: 르완다 무지나 워시드 (노트: 오렌지주스, 살구, 베리, 캬라멜, 그레인시럽)1년이 걸린 지난 첫 방문 이후, 두 번째 방문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첫 방문기: https://kosmopolites.tistory.com/50) 우선 처음 방문 했을 때 사간 케냐 무링가 원두가 너무 맛있었고, 친절한 사장님과의 즐거운 대화, 지나치게 맛있는 커피와 커피의 적정 온도 까지 재방문의 이유는 너무나도 많고, 단골이 되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카페에 들어서 사장님을 보자마자 우선 호들갑스럽게 케냐 원두에 대한 극찬을 펼..
[성수동 피어커피] 텀블러 속에서 피어올라라, 지니! 주소: 서울 성동구 광나루로4가길 24구입원두: 지니 블렌드노트: 허브, 와인, 카다멈, 체리, 자몽지니(Genie)란 존재는 어쩐지 모르게 나에게 각별하고 친근하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꽤나 좋아하는데 특히나 알라딘을 많이 좋아했다. 그리하여 만화책으로도 만화영화로도 수도 없이 보았고 윌 스미스가 지니로 열연한 실사영화도 셀 수 없이 많이 봤다. 10여년 전 소녀시대의 히트곡 ‘소원을 말해봐’의 부제는 지니다. 물론 지니가 부제라는 이유로 들은 것은 아니지만 내 귀엔 쏙쏙 꽂혔고 그녀들의 내 귀에 속삭였던 것 처럼 드림카를 타고 달리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어느 날, 어떤 원두를 사볼까 로스터리들의 스마트스토어를 뒤적거리던 찰나, 피어커피에 있는 블렌드 원두 지니를 발견하게 된다. ..
[성수동 피카워크샵] 우리 피카할까요? (꿀탄 커피 같은 맛있는 에티오피아) 위치: 서울 성동구 상원10길 23 (피카워크샵 성수)마신커피: 에티오피아 시다마 부라 카라모 G1 Washed노트: 카모마일, 자몽, 꿀피카(Fika)는 스웨덴에서 휴식 또는 멈춤을 의미하는 사회적인 행위로 스웨덴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커피와 간식을 즐기며 가족, 친구 동료와 대화를 나눈다. 피카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자는 의미가 아니라 잠시 삶의 속도를 늦추고 현재 함께하고 있는 시간을 즐기자는 의미를 내포한다.대략 10여년 전 고속터미널 파미에스테이션 안에 ‘피카’ 라는 이름의 카페가 하나 있었다. 커피와 스웨덴식 디저트, 그리고 매장 한켠에는 스웨덴의 소품들을 판매하던 곳이었는데, 사실 커피와 디저트 맛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스웨덴 국기처럼 파랑파랑한 인테리어, 그리고 피카의 의미가 무엇..
[성수동 예셰숄(Yesyesyall)] 걸음이 느린 아이, 1년만에 목적지에 도착하다. 위치: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12길 18-1구입원두: 케냐 무랑가 마루미 워시드 (노트: 라임, 자몽, 피칸, 아몬드, 체스트넛, 슈가케인)마신커피: 에티오피아 구지 함벨라 고로 언에어로빅 내추럴 (노트: 라스베리, 플럼, 건포도, 무화과, 카카오, 초콜릿)예셰숄을 처음 알게 된 건 작년 봄이었다. 매달 새로운 커피를 소개하는 언스페셜티를 방문해 마음에 드는 원두가 있으면 한번씩 시켜보는데, 그 달의 월픽으로 예셰숄이 나왔다. 당시 내 기억으로는 파나마와 에콰도르 혹은 과테말라를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구매했던 원두가 모두 맛있어서 조만간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가봐야 겠다 생각했다.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속절없이 흘러갔고 나의 다짐은 그렇게 끝없이 밀려밀려 약 1년이 지난 현재로 도착했다. 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