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2) 썸네일형 리스트형 [거제/통영 4화] 거제도 카페 투어 (블랙업커피, 마틴커피, 짹짹커피, 외도널서리) 1. 블랙업 커피거제도 여행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쓴 곳은 예상치 못하게도 한 카페였는데, 이 곳의 이름은 블랙업커피. 블랙업커피는 언스페셜티 월픽으로 원두를 구매해 마셔본 적이 있다. 무엇을 샀었는지는 사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당시 분명 상당히 만족했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본점이 어디에 있는지, 월픽이 끝난 후에도 원두를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분명 나의 기억에 블랙업커피 본점은 경상남도 저 먼 곳이었고, 서울에 사는 내가 방문하긴 글렀으니 스마트스토어에서나 사마시자, 라고 생각은 했다. 다만 생각만 하고 원두 주문을 실천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블랙업커피가 거제도에 있다는 사실은 순전히, 아주 우연치 않게도 운전을 하며 네비를 보다가 발견했다. 언스페셜티의 월픽.. [거제/통영 3화] 외도 보타니아에서 느낀 찰나의 섬의 감각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섬’이라는 공간에 많이들 매료된다. 섬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섬 박사들도 있고, 섬 여행만 중점적으로 하는 여행가들도 있다. 혹자는 섬에 매료되어 삶의 터전을 아예 섬으로 바꾸기도 한다. 영화나 문학, 드라마에서도 섬은 숱하게 배경으로 등장한다. 네버랜드 속 피터팬, 윌슨에 집착하는 톰 행크스(영화 캐스트어웨이), 무인도에서 마저 계속하여 단추 잠그라 단속하는 대니얼 대 킴(미드 로스트),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Dancing Queen을 신명나게 부르는 메릴 스트립(영화 맘마미아) 등, 아마 하루종일 나열해도 모자를 테다. 그만큼 섬이라는 존재는 인류에게 매혹적이고도 매력적인 곳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나 역시도 여행을 갈 적이면 섬에 가보고 싶어 한다. 제주도에서도 우도, 가파도.. [거제/통영 2화] 통영, 다음엔 꼭 겨울에 올게 (이순신 공원, 삼문당 커피, 동피랑 벽화마을 방문기) 나는 굴을 좋아한다. 어릴 적엔 물컹하고 약간 징그럽게 생긴 것이 ‘뭐 이런 생물체가 다 있나?’ 싶었다. 아빠와 엄마는 모두 굴을 좋아한다. 그래서 겨울이면 이따금씩 생굴과 초장 혹은 굴전이 식탁에 올라왔는데, 어린 내 마음에는 굴이 담긴 그릇을 슬쩍 저 먼 구석으로 치우고 싶었다. 식욕을 다소 저하시키는 비주얼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나의 엄마 이여사가 자식의 입맛에 전혀 굴하지 않고 꾸준히 굴을 식탁에 내놓은 덕에 한 두어 점씩 주워 먹게 됐다. 그러다 어느새 ‘오호, 이거 생각보다 맛이 괜찮잖아?’ 탱글탱글하고 고소한 굴의 참맛을 알게 된 것이다. (사실 아직도 생굴은 별로다.) 덕분에 이제는 굴국밥, 굴전, 굴튀김은 눈에 보이는 대로 입안에 한가득 넣는다.성인이 되어 굴을 좋아하게 된 이후로 통영.. [거제/통영 1화] 여기가 바로 교과서에서나 보던 그 거제도인가요? 서울 사람인 부모를 두고, 서울에서만 살아온 내게 서울을 제외한 전국8도는 미지의 세계였다. 그래서 그랬는지 어린 시절 지리부도를 펼치고 대한민국 지도를 보며 여긴 어디고 저긴 어딘가, 신라의 수도는 경주였는데, 경주는 저 밑에 있구나! 하며 들여다보는 게 재미있었던 듯하다.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부모 덕에 미성년자 시절에도 서울을 벗어나는 것은 여름에 어쩌다 한 번 부산 혹은 제주도, 겨울에 스키타러 강원도가 전부였다. 성인이 되어서도 콧바람 쐬는 국내 나들이는 강원도 혹은 제주도가 선택지의 전부였던 내가 이번에 큰 결심을 하였는데, 이는 바로 어린 시절 지리부도에서나 보던 거제도에 놀러가겠다는 결심이다. 거제도에 대하여 아는 것이라고는 조선과 해양플랜트의 중심지라는 사실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 [제주도 5화] 제 각기 특색을 지닌 제주의 세 카페 탐방기(로쿤커피, 숨도카페, 믈커피 스페셜티점) 1. 로쿤커피공항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식후커피가 필요해 중문으로 가는 길에 잠시 멈춰 들른 곳이다. 로쿤커피는 단독으로 세워진 건물에 있는데, 이 건물과 마주한 나의 첫 인상은 ‘애매하네’ 였다. 아주 특별히 독특한 것은 아니면서도, 그렇다고 또 아주 평범한 것도 아닌, 예쁘다고 말할 것도 아닌, 그렇다고 이상하다 말할 것도 아닌 그런 모습으로 느껴졌다.‘건물 모습이 이러 한들 어떻고 저러 한들 어떠리, 카페가 커피나 맛있으면 됐지’ 하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카페에 입성, 예상치 못한 1층의 모습에 나는 한층 더 당황한다. ‘어째서 대부분의 공간에 손님이 앉을 자리는 없고 이런 각종 집기와 커피 도구들을 펼쳐 놓고 파는거지’ 물건을 진열해 놓은 방식도 무언가 이상하다. 뭐지 여긴, 내가 찾던 곳이 맞는.. [제주도 4화]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자연 활명수 마시기 (참식나무, 천남성, 굴거리나무에 대해) 아침부터 졸린 눈을 비비며 억지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서둘러 조식을 먹으러 내려 갔다. 평소 같았으면 ‘조식 따위’하며 침대에 계속 누워있었겠지만, 사전에 호텔에서 투숙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치유의 숲 트래킹 프로그램’을 신청했던 터라 오전 일찍 길을 나서야 했다. 아마도 나 혼자만의 여행이었다면 오전 식사는 그냥 패스해 버렸겠지만(평소 아침도 안먹는데 먹자고 일어나는 일은 내겐 없다) 나의 엄마 이여사는 당이 채워지지 않은 채 활동은 불가하다. 그러니 이여사를 먹여야 한다. 고로 나는 평소의 나와는 정반대로 먹자고 일찍 일어나 이여사와 함께 조식을 양껏 먹었다. 분명 그다지 식욕이 돋지 않았는데, 막상 또 음식물을 넣기 시작하니 배가 터질 때까지 먹는 것이 가능했다. 이런 내게 스스로 ‘너의 정체는.. [제주도 3화]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제주도 왈종 미술관에서)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지는 작품, 절로 웃음이 나는 작품, 당장 경비원을 밀쳐내고 원작을 훔쳐가고 싶은 작품이 있는 반면 기분이 절로 수직낙하하는 작품, 계속 들여다 보면 우울증이 걸릴 것 같은 작품, 내 품에 무상으로 안겨줘도 냅다 팽개치고 오고 싶은 작품들도 있다. 하지만 이왈종 화백의 작품은 내게는 확실히 전자에 해당한다.우선 그의 작품이 편안한 이유는 거창한 요소가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일상적 요소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탈리아의 미술관 혹은 박물관을 가면 신의 존재와 영웅적 서사에 관한 작품들이 빼곡하다. 그림들은 물론 멋지고 웅장하지만 조금은 나와 동떨어진 느낌을, 그리 편치만은 않은 느낌을 준다. 어쩐지 그 앞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하고 경건히 속죄해야 할 기분이랄까. 하지만 이왈.. [제주도 2화] 이토록 작은 존재인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고찰 (포도뮤지엄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 전시회 관람기) 작년이었던가, 정작 포도호텔에서 투숙할 적에는 포도뮤지엄에 전시가 없더니 포도호텔에 투숙하지 않으니 포도뮤지엄에 전시가 열렸다. 비록 이번 제주 방문에서는 중문에 투숙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왕 제주도에 갔는데 가고 싶었던 포도뮤지엄 한 번 가봐야 하지 않겠나 싶어 중문에서부터 열심히 차를 몰고 포도뮤지엄에 방문했다. 포도뮤지엄이라는 공간이 궁금했던 1인에게는 전시가 무엇이든 상관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해서야 제대로 전시의 제목을 봤다.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지금으로부터 36년 전인 1990년 2월 14일,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는 사진이 찍혔다. 이는 의 저자이자 미국의 유명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이 당시 명왕성 부근을 지나고 있던 보이저 1호의 망원 카메라를 지구 쪽.. 이전 1 2 3 4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