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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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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예셰숄] 밝고 쨍쨍한 오렌지 주스와도 같은 르완다를 마시며 낯선 기쁨을 맛보다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12길 18-1구입원두: 코스타리카 조이카페 엘 밤부 화이트 허니 (노트: 청포도, 블루베리, 화이트와인, 사과, 슈가케인)마신커피: 르완다 무지나 워시드 (노트: 오렌지주스, 살구, 베리, 캬라멜, 그레인시럽)1년이 걸린 지난 첫 방문 이후, 두 번째 방문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첫 방문기: https://kosmopolites.tistory.com/50) 우선 처음 방문 했을 때 사간 케냐 무링가 원두가 너무 맛있었고, 친절한 사장님과의 즐거운 대화, 지나치게 맛있는 커피와 커피의 적정 온도 까지 재방문의 이유는 너무나도 많고, 단골이 되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카페에 들어서 사장님을 보자마자 우선 호들갑스럽게 케냐 원두에 대한 극찬을 펼..
[성수동 피어커피] 텀블러 속에서 피어올라라, 지니! 주소: 서울 성동구 광나루로4가길 24구입원두: 지니 블렌드노트: 허브, 와인, 카다멈, 체리, 자몽지니(Genie)란 존재는 어쩐지 모르게 나에게 각별하고 친근하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꽤나 좋아하는데 특히나 알라딘을 많이 좋아했다. 그리하여 만화책으로도 만화영화로도 수도 없이 보았고 윌 스미스가 지니로 열연한 실사영화도 셀 수 없이 많이 봤다. 10여년 전 소녀시대의 히트곡 ‘소원을 말해봐’의 부제는 지니다. 물론 지니가 부제라는 이유로 들은 것은 아니지만 내 귀엔 쏙쏙 꽂혔고 그녀들의 내 귀에 속삭였던 것 처럼 드림카를 타고 달리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어느 날, 어떤 원두를 사볼까 로스터리들의 스마트스토어를 뒤적거리던 찰나, 피어커피에 있는 블렌드 원두 지니를 발견하게 된다. ..
[성수동 피카워크샵] 우리 피카할까요? (꿀탄 커피 같은 맛있는 에티오피아) 위치: 서울 성동구 상원10길 23 (피카워크샵 성수)마신커피: 에티오피아 시다마 부라 카라모 G1 Washed노트: 카모마일, 자몽, 꿀피카(Fika)는 스웨덴에서 휴식 또는 멈춤을 의미하는 사회적인 행위로 스웨덴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커피와 간식을 즐기며 가족, 친구 동료와 대화를 나눈다. 피카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자는 의미가 아니라 잠시 삶의 속도를 늦추고 현재 함께하고 있는 시간을 즐기자는 의미를 내포한다.대략 10여년 전 고속터미널 파미에스테이션 안에 ‘피카’ 라는 이름의 카페가 하나 있었다. 커피와 스웨덴식 디저트, 그리고 매장 한켠에는 스웨덴의 소품들을 판매하던 곳이었는데, 사실 커피와 디저트 맛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스웨덴 국기처럼 파랑파랑한 인테리어, 그리고 피카의 의미가 무엇..
[목동 현대백화점 떼르드카페] 서울에서 파리 즐기기 위치: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257 현대백화점목동점 7층마신커피: 엘살바도르 핀카 히말라야 (노트: 코코아, 끓인 붉은 과일, 말린 살구, 메이플시럽)구입원두: 엘살바도르 핀카 히말라야, 코스타리카 볼칸 아줄 카투라 (노트: 플로럴, 파인애플, 열대과일)어쩌다 커피 중독 딸래미를 낳은 나의 엄마 이여사는 자식의 손에 이끌려 식당가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자마자 7층으로 끌려왔다. 그녀는 백화점에 와도 7층은 올일이 없었는지 그간 보지 못했던 7층의 풍경을 보고서는 이내 놀라워했다.7층 공간은 보타닉 하우스 라는 컨셉으로 꾸며져 있는데 도심 속의 정원같이 파릇파릇한 식물들을 잔뜩 배치해 두었고 손님들이 편히 앉아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를 두었다. 떼르드카페 매장 내부 역시 식물을 많이 배치해 두..
[목동 현대백화점 보난자 커피] 엄마손 잡고 고향에 돌아간 어른이의 커피 일지 위치: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257 현대백화점목동점 지하 1층구입원두: 에르메린다 온두라스(노트: 청사과, 볶은 체스트넛, 밀크 커버춰), 응구구이니 케냐 (노트: 라임, 블랙티, 단 잼)구입디저트: 휘낭시에 4종보난자 커피는 2006년 베를린에서 시작한 곳이다. 2022년 경에 한국에 상륙했고 그때 이미 커피가 맛있다는 이야기는 여러 차례 들었지만 군자까지는 갈 일이 없어 한번도 카페에 직접 가본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궁금한 커피는 마셔봐야 직성이 풀리는 탓에 보난자 온라인 몰을 통해 원두는 꽤나 여러 번 구입 했었고 구매한 원두마다 모두 맛이 좋았기에 새로운 원두는 무엇이 나왔는지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락날락 한다.어느 평화로운 휴일, 나의 엄마 이여사의 수발을 들기 위해 그녀를 태우고 목동 현대백화..
[커피리브레] 세상 맛있는 커피 앞에서의 세상 심오한 인생 고찰 구입원두: 온두라스 베스트 파라이네마 2위 라스 팔메라스 내추럴, 콜롬비아 게이샤 리브레 셀렉션 디카페인노트: (온두라스) 플로럴, 파파야, 청포도, 밀크캬라멜, (콜롬비아 디카페인) 재스민, 복숭아, 말린사과, 캐러맬커피 리브레의 서필훈 대표는 커피 회사 사장님 치곤 이력이 상당히 특이하다. 우연히 보게 된 그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우리나라 톱 명문대(SKY 중 하나)에서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진행하던 도중 돌연 마음을 바꿔 일식 요리사가 되겠다고 나서지만 자격증 시험에서 고배를 마신다. 그는 시험을 망치고 학교 앞 단골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들이 마시며 '왜 커피 일을 해볼 생각은 안했을까?' 생각했다 한다. 그날 그가 마신 강배전 쿠바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인생커..
[성수동 예셰숄(Yesyesyall)] 걸음이 느린 아이, 1년만에 목적지에 도착하다. 위치: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12길 18-1구입원두: 케냐 무랑가 마루미 워시드 (노트: 라임, 자몽, 피칸, 아몬드, 체스트넛, 슈가케인)마신커피: 에티오피아 구지 함벨라 고로 언에어로빅 내추럴 (노트: 라스베리, 플럼, 건포도, 무화과, 카카오, 초콜릿)예셰숄을 처음 알게 된 건 작년 봄이었다. 매달 새로운 커피를 소개하는 언스페셜티를 방문해 마음에 드는 원두가 있으면 한번씩 시켜보는데, 그 달의 월픽으로 예셰숄이 나왔다. 당시 내 기억으로는 파나마와 에콰도르 혹은 과테말라를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구매했던 원두가 모두 맛있어서 조만간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가봐야 겠다 생각했다.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속절없이 흘러갔고 나의 다짐은 그렇게 끝없이 밀려밀려 약 1년이 지난 현재로 도착했다. 한동..
[성수동 어페어커피] 평화로운 뚝도시장에서 기괴한 하이브리드 감정을 느끼며 방문지점: 어페어 커피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6길 11 1층)마신커피: 케냐 가타이티 AA TOP Washed (노트: 자몽, 키위, 다크초콜릿)구입원두: 에티오피아 게뎁 가르가리 구티티 G1 (노트: 베르가못, 레몬, 백도)대도시 아파트촌에서 태어나 일평생을 살아온 나에게 시장은 다소 낯선 광경이다. 하지만 이 낯선 감정은 상당히 흥미롭다. 나는 해외 여행을 갈 때 시장을 일부러 찾아 구경할 만큼 생소하지만 신기한 시장 구경을 고대한다. 평생을 백화점, 쇼핑몰만 다닌 나에게 상인들의 언행은 다소 투박하다. 하지만 과잉 친절 혹은 미소 속에 숨겨진 듯한 가식의 일면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 그리고 손님을 방치해 두는 그들의 거친 매력이 오히려 나를 편하게 만들기도 한다.평일 낮 시간이어서 그런지 시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