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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부터의 사색/미국, 뉴욕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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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11화] 내가 새로 정의한 뉴욕의 색과 뉴욕으로부터의 컬러 테라피 뉴욕을 생각하면 여러가지 색이 떠오른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노란색인데 이는 택시 때문일 것이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면 늘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 노란택시여서 내 뇌리에 “뉴욕=노란색” 이라는 공식이 박혀 있는 지도 모르겠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미술품을 잔뜩 보고선 엽서를 몇 장 사왔다. 미국이니 만큼 최대한 미국 스러운 엽서를 여러 장 사왔는데 그 중 하나가 앤디워홀의 “금빛 마릴린 먼로(Gold Marilyn Monroe)” 다. 이 엽서가 갖고 싶었던 이유는 앤디워홀의 작품이라는 것과, 미국을 대표하는 배우인 마릴린 먼로가 그려져 있다는 점 그리고 “노란색” 이 가득했다는 점이다. 나는 노란색이 주는 따뜻함이 좋다.반면 노란색과 반대로 차가움을 주는 회색이 떠오..
[뉴욕 10화] 자유의 여신상을 보며 책임과 고독을 나에게 묻다 뉴욕에 오기 전부터 많은 것들이 보고 싶었지만 그 중 자유의 여신상 만큼은 꼭 내 눈에 담고 싶었다. 물론 뉴욕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라는 이유도 있지만 ‘자유’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그간 나를 옥죄고 속박하고 있던 모든 것들을 강력히 상쇄할 무언가가 필요했기에 자유를 상징하는 이 여신상이 꽤나 보고싶었던 것 같다.청명하고 날이 좋았던 어느 날, 나의 여행 메이트와 함께 그리도 고대하던 자유의 여신상을 보기 위해 배터리 파크로 향했다. 배터리 파크 부근의 화이트홀 페리 터미널에서 페리를 탑승하면 리버티 아일랜드에 내리진 못하지만 강 위에서 위엄 있는 왕관을 쓰고 횃불을 들고 있는 위풍당당한 그녀를 마주할 수 있다.페리 터미널엔 사람이 가득했고 그 큰 페리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탑승했다. 그리고 명당이라 일컬..
[뉴욕 9화] 록펠러센터 탑오브더락에서 한없이 작은 나를 대담히 마주하다 영국의 지리학자 제이 애플턴은 서식지 이론에 관해 이른바 전망과 도피 이론을 제안했다. 이 주장에 따르면 좋은 서식지는 일단 높아야 한다. 멀리 내다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먹을 것이 어디 있는지 쉽게 찾고, 물론 짝도 찾는다. 또한 숲이 울창하거나 산과 언덕 등으로 잘 가려져 있어야 한다. 물도 적당히 흘러야 한다.위와 비슷한 맥락으로 사람이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을 좋아하는 데에는 진화적 본능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원시 시대부터 이어져 온 생존 본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인데 높은 곳에서는 주변 상황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고, 잠재적 위험을 빨리 발견하여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행위가 세로토닌 수치를 증가시킨다고도 하는데 이는 진화적 본..
[뉴욕 8-2화] 커피에 정신나간 여자의 뉴욕 커피 탐구 2 ▶ 뉴욕 커피 탐구 전편: https://kosmopolites.tistory.com/57뉴욕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스타벅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점버라이어티 커피(Variety Coffee)4. 스텀프타운(StumpTown)주소: 30 W 8th St, New York, NY 10011인터넷에 ‘뉴욕 로스터리 카페’라고 치면 당장 상단에 나오는 유명 로스터리다. 내가 방문한 지점은 워싱턴 스퀘어 공원 근처로 소호를 구경하기 전 먼저 방문해서 커피를 즐겼다. 매장은 작고 아담했으며 원목 인테리어로 되어있어 편안한 느낌을 줬다.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랩탑을 들고 와 무언가를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작업자들이 많은 카페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자리잡기 힘들다. 겨우 두 좌석을 잡..
[뉴욕 8-1화] 커피에 정신나간 여자의 뉴욕 커피 탐구 1 만약 의사가 “앞으로 커피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죽어요” 라고 말을 한다면 “네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한 뒤 집에 돌아가 따뜻하게 내린 드립 한잔을 마시고 죽겠다. 커피를 향한 나의 애정의 정도다. 애정의 정도가 높은 만큼 커피 탐구 생활 역시 매우 활발히 하고 있다.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케냐, 온두라스 등등 각각의 원산지별, 품종별, 그리고 로스터리 별로 세상의 모든 원두를 모두 맛보고 느껴보겠다는 기세로 현재 각종 로스터리를 찾아내 원두를 직접 사서 마시는 중이다.밥은 대충 때워도 커피에 대충이란 없다. 여행 가서도 맛집은 안 찾아도 카페는 눈에 불을 켜고 찾는다. 나의 뉴욕 동행인이 “제발 커피 말고 음식 먹을 식당 좀 찾아보지 않으련?” 이라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나는 이에 굴하지 않고 열심..
[뉴욕 7화] 월스트리트와 황소 동상, 그리고 bullish한 돌격 준비 “마침내 월가를 밟다”사회 초년생 시절, 회사 선배들의 주식 이야기에 나도 끼고 싶어 겁도 없이 당차게 주식 투자에 첫발을 디뎠다. 이 주린이 시절엔 거시 경제 및 금융 지식은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채, 누가 뭐가 좋다더라, 어떤 주식이 핫하다더라 하는 카더라 통신에 의존했고, 그러다 보니 각종 테마주 및 단타 위주의 투자를 거행하다 몇 년을 심하게 물리거나 손절한 경우가 상당했다. 이때 비록 돈은 잃었지만 모종의 깨달음을 얻어 금융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나만의 기준과 원칙을 세워 누군가의 의견이 아닌 오로지 내 판단으로 결정한 주식에만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회사 업무상 늘 세계 경제 및 금융에 촉각을 세우고 있어야 하기에, 나는 매일같이 경제 뉴스를 들여다본다. 나의 365일이 월가(월스..
[뉴욕 6화] 브루클린 브릿지를 걸으며 연결과 화해,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생각하다 날씨가 쾌청했던 어느 아침, 브루클린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 그리고 베이글을 잔뜩 베어 먹고서는 브루클린 브릿지를 건넜다. 브루클린 브릿지는 뉴욕시의 급속한 성장과 맨해튼과 브루클린 간의 통행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하여 프로젝트가 처음 제안되었고 1869년에 건설을 시작하여 14년 후인 1883년에 공식 개통됐다. 140년이 넘은 이 다리가 현재 뉴욕의 교통량을 버티고 있다니 참으로 경이롭고 놀라웠다. 성수대교가 준공 후 15년만에 붕괴된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황망하기 그지없다.태어나 실물로 처음 본 브루클린 브릿지는 고딕 양식의 웅장함과 현대적인 강철 케이블이 조화된 모습인데, 이를 보고 있자 하면 무언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우라가 풍겨 나온다. 나는 브루클린 브릿지를 직접 두 발로 성큼성큼 ..
[뉴욕 5화] 마이클 잭슨이 부릅니다, You are so lucky! (브로드웨이에서 MJ the Musical 관람기) 내 기억 속에 있는 최초의 관람 작품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엄마와 나, 그리고 내 친구의 어머니와 내 친구 이렇게 4명이서 본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이라는 어린이 뮤지컬인데 당시 인기 최정상이었던 젝스키스와 가수 진주가 출연했다. 그 뒤로 뮤지컬에 모종의 흥미를 느꼈는지 사운드 오브 뮤직, 오페라의 유령, 레베카, 알타보이즈, 저지보이즈, 지킬앤하이드, 맘마미아 등 여러 뮤지컬을 실제로 극장에서 봤고, 물랑루즈, 시카고, 라라랜드, 레미제라블, 위대한 쇼맨, 미녀와 야수, 알라딘, 메리포핀스 등의 작품은 영화로 보게 됐다.하지만 뮤지컬 하면 브로드웨이, 브로드웨이 하면 뮤지컬 아닌가. 이렇게 많은 작품을 봤지만 모두 한국에서 혹은 영화관에서 본 것이 전부였다. 제대로 못 알아듣는다 할지라도 생애 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