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소: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83-21 디타워 지하 1층
- 마신커피: 에티오피아 리무 게라 아보 내추럴
- 먹은디저트: 올드패션드 도넛 플레인
- 커피노트: 시트러스, 레몬 캔디, 슈가케인
예전 유럽에는 커피 스니퍼 라는 직업이 있었다. 이들은 18세기 후반, 특히 프로이센에서 커피가 고가의 사치품으로 여겨져 높은 세금이 부과되거나 심지어 금지되던 시기에 활동했다.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은 커피 수입을 억제하고 맥주와 같은 대체 음료를 장려하기 위해 커피에 높은 세금을 부과했다. 이에 불법으로 커피를 로스팅하거나 소비하는 사람을 적발하기 위해 커피 스니퍼라는 직업이 탄생했고, 이들은 거리나 집을 돌아다니며 커피를 로스팅하는 냄새를 맡고 불법 커피를 적발했다.
21세기인 현재는 커피 스니퍼라는 직업은 없다. 하지만 나는 마치 수백년전 활동하던 커피 스니퍼의 번형 버전 같이 슬며시 불어오는 커피향에 반응하여 코를 킁킁거리며 맛있는 커피를 집요하게 적발해 낸다. 특히나 내 주무대인 성수동에서의 커피 탐정 역할은 매우 철저하게 수행한다. 이번에 방문한 커피 스니퍼는 성수동에 꽤나 최근에 자리잡은 카페로, 커피 스니퍼의 성수동 개점 소식을 듣고선 두발로 힘차게 뛰어가 직접 신상 카페의 커피 검거에 나섰다.
매장은 ‘클래식’ 테마에 맞게 클래식한 서류가방, 책, 신문 들로 섬세하게 꾸며놨다. 디저트 마저 올드패션드(old-fashioned) 도넛이다. 가장 중요한 커피 라인업을 살펴봤다. 멕시코, 페루, 온두라스, 에티오피 등등 커피 라인업이 꽤나 다양해 무엇을 마셔볼까 고민하다 에티오피아 리무 게라와 올드패션드 도넛 플레인을 하나 골랐다. 사실 고를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가장 클래식하면서도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골라보고 싶었나 보다.
우선 도넛은 맛있었다. 올드패션드 도넛은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도 기억이 안날 만큼 정말 오랜만에 먹었는데 그 정도면 전혀 영양가 없는 군것질거리에 내 몸을 내어줘도 억울하진 않을 맛이었다. 커피도 맛있어서 다른 것도 마셔보고 싶은 욕망을 일게 했다. 성수동 스페셜티 커피 탐정의 맛있는 커피 검거,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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