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1년이 지났다. 1년에 한번씩 맞이하는 날, 내가 태어난 날, 내 생일이 다시 돌아왔다. 성인이 된 후의 생일은 여느 평범한 날처럼 매우 조용하고 특별할 것 없는, 그저 365일 중 하루일 뿐이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시간에 회사에 도착하고, 같은 시간에 점심을 먹고, 같은 시간에 퇴근한다.
올해의 생일 역시 그러했다. 생일이 아닌 평일과 약간의 차이라면 평소보다 카톡 메시지가 조금 더 많이 온다는 사실이다. 오랜만에 연락을 주는 친구들 덕분인지, 매년 돌아오는 날임에도 조금은 나를 설레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또 하나의 차이라면 생일에는 생일이 아닌 날 보다 조금 더 비싸게, 많이 먹는다. 나에게 약간의 관대함을 베푸는 날이랄까.
최근 가장 빠져있는 포케 음식점이 하나 있다. 이번 생일의 점심은 그 곳에서 가장 좋아하는 포케에 사이드 메뉴를 이것저것 추가해 특식으로 주문해 본다. 평소 보다 가격, 양 모두 대략 두배가 됐다. 그래도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오늘만큼은 스스로에게 너무 야박하게 굴지 않기로 했으므로. 오후에는 소금빵에 값비싼 가염 버터를 한 웅큼 발라 먹었다. 극락의 맛이다. 버터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자제하는 편인데, 그래도 오늘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나에게도, 탄수화물에게도, 지방에게도 관대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번 생일에는 또 하나의 특별점이 있었다. 이는 바로 나의 부친과 합동 생파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구성원의 생일 마다 생일 주인공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외식을 하고 케익 컷팅식을 개최한다. 부친께서는 음력으로 쇠시는 관계로 매년 생일이 왔다 갔다 하는데, 올해는 서로 생일이 단 하루 차이가 됐다.
이러한 이유로 부녀의 합동 생파가 결정됐고, 두 명의 축하자가 있다 보니 나름 고급진 곳에서 비싸게 이뤄졌다. 신라호텔의 일식당 아리아께에 가서 신라 코스를 먹었는데, 일식을 매우 좋아하는 나로서는 매우 흡족한 식사였다.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에게 오히려 내가 대접해야 하는 날이거늘, 아직도 부모의 그늘에서 부모의 덕택을 양껏 누리고 사는 현재가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하게 느껴졌다.
올해의 생일은 역시 평범했지만 특별했으면서도, 있고 있을 건 다 있는, 없는 게 없는 날이었다. 똑같이 6시에 일어나 출근을 했다. 똑같이 신경을 곤두세우며 모니터 앞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렇지만 점심은 특식으로 먹었다. 게다가 버터바른 소금빵도 먹었다. 퇴근하고는 평소처럼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했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합동 생파를 했다. 가족이 내 옆에 있었다. 친구들의 축하도 받았다. 온전하고도 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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