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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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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그라데이션커피] 성수동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한 나름 괜찮은 현실 위치: 서울 성동구 상원12길 24-1 1층마신커피/구입원두: 에티오피아 구지 내추럴 챔프 시리즈노트: 라벤더, 블루베리, 포도, 복숭아, 복합적인단골집에서 이미 커피를 한잔 마시고 다시 회사로 들어가는 와중에 길바닥에서 우연히 그라데이션커피의 존재를 알게 됐다.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친다고, 밖에서 기웃기웃 하며 구경하다 원두가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선 훌쩍 들어가 보았다. 카페 내부는 아담했고 초록색의 인테리어가 특징적이었다.원두를 천천히 구경하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친절히 말을 걸어 주셨다. “도와드릴까요?” 평소 말수 없는 나는 커피집 사장님만 만나면 장착되는 대화 부스터를 가동하고는 나의 커피 취향에 대해 썰을 풀기 시작했다. 사장님은 나의 구구절절함을 잠시 듣고 있더니, 현재 원두 라인업에 대..
[성수동 예셰숄(Yesyesyall)] 걸음이 느린 아이, 1년만에 목적지에 도착하다. 위치: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12길 18-1구입원두: 케냐 무랑가 마루미 워시드 (노트: 라임, 자몽, 피칸, 아몬드, 체스트넛, 슈가케인)마신커피: 에티오피아 구지 함벨라 고로 언에어로빅 내추럴 (노트: 라스베리, 플럼, 건포도, 무화과, 카카오, 초콜릿)예셰숄을 처음 알게 된 건 작년 봄이었다. 매달 새로운 커피를 소개하는 언스페셜티를 방문해 마음에 드는 원두가 있으면 한번씩 시켜보는데, 그 달의 월픽으로 예셰숄이 나왔다. 당시 내 기억으로는 파나마와 에콰도르 혹은 과테말라를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구매했던 원두가 모두 맛있어서 조만간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가봐야 겠다 생각했다.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속절없이 흘러갔고 나의 다짐은 그렇게 끝없이 밀려밀려 약 1년이 지난 현재로 도착했다. 한동..
[성수동 어페어커피] 평화로운 뚝도시장에서 기괴한 하이브리드 감정을 느끼며 방문지점: 어페어 커피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6길 11 1층)마신커피: 케냐 가타이티 AA TOP Washed (노트: 자몽, 키위, 다크초콜릿)구입원두: 에티오피아 게뎁 가르가리 구티티 G1 (노트: 베르가못, 레몬, 백도)대도시 아파트촌에서 태어나 일평생을 살아온 나에게 시장은 다소 낯선 광경이다. 하지만 이 낯선 감정은 상당히 흥미롭다. 나는 해외 여행을 갈 때 시장을 일부러 찾아 구경할 만큼 생소하지만 신기한 시장 구경을 고대한다. 평생을 백화점, 쇼핑몰만 다닌 나에게 상인들의 언행은 다소 투박하다. 하지만 과잉 친절 혹은 미소 속에 숨겨진 듯한 가식의 일면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 그리고 손님을 방치해 두는 그들의 거친 매력이 오히려 나를 편하게 만들기도 한다.평일 낮 시간이어서 그런지 시장은 ..
100년만의 폭우 속 제주도 구좌 하토우 커피 로스터스 위치: 제주 제주시 구좌읍 구좌로 188-1마신커피: 케냐 키린야가 구아마 AA, 콜롬비아 후일라 라스 플로레스 게이샤노트케냐 구아마: 자몽, 레몬, 말린 토마토콜롬비아 게이샤: 로스마리, 민트, 캐모마일티, 베르가못  제주도 구좌에 있는 하토우 커피에 갔던 날은 비가 참 많이도 내린 날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제주도에 몇 년 만에 방문하였건만 101년 관측사상 제주도에 최다 폭우가 쏟아졌다. 하지만 커피를 마셔보겠다는 집념으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폭우를 뚫어내며 제주시에서부터 구좌읍까지 달려갔다. 가게는 아늑하고 조그마했으며 통유리로 되어 있어 내부와 외부가 서로 훤히 마주보고 있었다. 선택할 수 있는 원두 종류가 꽤 많아서 무엇을 마셔볼까 한참을 고민했던 것 같다. 결국 콜롬비아 게이샤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