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2) 썸네일형 리스트형 [코타키나발루 3화] 샹그릴라 선셋바에서 탄중아루의 해질녘을 바라보며 2024년을 회고하다 해질녘은 여러모로 복잡미묘한 존재다. 복잡미묘하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바라보고 있으면 너무나 좋으면서도 심오해지기 때문이다. 우선 선셋의 따뜻한 색조가 좋다. 특히나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해가 거의 넘어가기 직전인데, 어둠과 슬며시 바톤터치를 하며 만들어 내는 따뜻함과 차가움의 대조가 숨막히도록 예쁘다. 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일몰을 기다리며 연신 신나게 셔터를 눌러대는 모습은 마치 최애 아이돌의 출퇴근길을 보기 위해 한참을 기다린 후 마침내 발견하고선 끊임없이 사진을 찍어대는 10대 소녀 같다.한편으론 노을은 내 심경을 복잡하게 만든다. 저무는 해를 보며 오늘 하루는 잘 살아 냈는지, 내 인생은 괜찮게 흘러가고 있는 건지 반추하게 된다. 내 인생도 언젠간 이렇게 저물겠지 하는 생각으로 삶이 참 덧없고 .. [코타키나발루 2화] 고독하지 않은 환경에서 고독한 책 읽기 (샹그릴라 탄중아루 리조트에서 소수의 고독을 읽으며) 코나키나발루로 출발하기 전 방에서 짐을 싸며 어떤 책을 들고 갈까 책장 앞에서 서성였다. 책장에선 책 4권이 나와 함께 해외 여행을 떠나겠 노라며 손을 번쩍 들었다. 이 4권은 서점에서 나에게 간택 당한 이후 아직 한 번도 읽히지 못한 불운의 책들로 사회과학, 예술, 소설, 자기개발 각기 다른 장르다. 세기의 선택 마냥 고심하다 마침내 소설책을 골랐는데 이는 바로 파울로 조르다노의 장편소설 이었다. 휴양지로 떠나니 그저 편히 읽을 수 있는 책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선택된 이 소설은 나머지 3개의 쟁쟁한 경쟁상대를 물리치고 그렇게 나와 함께 해외 여행길에 오르게 됐다.샹그릴라 탄중아루의 야외 수영장엔 아이들이 맘껏 물장난을 칠 수 있는 풀장도 있는 한편 아이들은 출입할 수 있는 성인 전용 풀장이 따로 있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