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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아무거나

너무나도 평범한 휴먼의 바디프로필 여정기 (+현실적인 팁 방출)

바디프로필이 MZ세대에서 핫하다. 오죽하면 20-30대 허세 피라미드에 바디프로필이 들어가 있을 정도니 말이다.

20-30대 허세 피라미드

 

나의 경우엔 딱히 허세를 부리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그저 젊은 날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과 일 외적인 부분에서 성취감을 얻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처음에는 피티 쓰앵님의 바디프로필 권유가 부담스러웠다. 이런건 전문 트레이너 혹은 원래부터 몸이 타고난 사람이나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번 해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겠다 싶어 도전해보게 됐고 걱정한 것 보다는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 뿌듯하긴 했지만 당시 너무 힘들어서 '내가 이걸 두 번 다시 하나봐라' 라고 다짐했지만 인간은 역시 망각의 동물이다. 어쩌다 보니 두 번째 도전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첫 도전에서는 그저 예쁘게 나오기 위해 전심을 다했다면, 두 번째 도전에서는 큰 부담 없이 그냥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기르고 더 건강한 몸이 되기 위한 발자취로 삼자! 라는 마음으로 했던 것 같다. 접근하는 마인드는 달랐지만 그렇다고 안힘든건 아니었다. 참아내는 인내와 고통이 수반된다. 두 번의 도전으로 얻은 팁들을 바디프로필 도전을 생각하시거나 준비 중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여 풀어본다.


바디프로필 촬영을 결정했다면 일정셋팅부터 하자

사람마다 모두 몸 상태가 다양하고, 원하는 목표도 다르다. 100kg인 사람이 30kg을 감량하고 너무나 만족해 이를 기념으로 남기고자 할 수도 있고, 50kg이지만 5kg을 빼고도 '이정도로는 불만족이야 더 감량해야겠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자신의 몸 상태와 운동 가능 여건에 맞춰 몇 개월 정도 운동을 해야할지 계획을 세운다. 나의 경우는 원래 체지방이 많은 체형도 아니고 운동도 계속 해왔기 때문에 그리 장기 프로젝트로 잡을 필요는 없었다. (사실 고통을 길게 끌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늦지 않게 스튜디오 예약 필수

인기가 많은 곳은 적어도 4~5달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 꼭 예약이 박터지는 곳 아니어도 요즘엔 워낙 스튜디오들이 많아 선택의 폭이 넓으니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스튜디오 들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한 후 예약을 진행하자. 나의 경우엔 한 3~4달전에 예약을 한 것 같다. 그리고 헤어메이크업도 바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안하고 있다가 나중에 까먹는다. 보통 스튜디오 들이 헤메샵들과 제휴를 많이 해놓는다. 본인이 특별히 선호하는 곳이 없다면 제휴하는 곳을 안내받아 예약하면 편하다.

참고로 내가 이번에 바디프로필을 진행한 '팬시무드'는 예전부터 바디프로필을 찍는다면 여기서 한 번은 꼭 찍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곳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바디프로필을 결정하고는 망설임 없이 곧장 팬시무드로 예약을 진행했다. 스튜디오는 가로수길에 위치해 있고 다행히 집에서 멀지 않아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었다.

팬시무드 스튜디오 내부


팬시무드는 남자 작가님 한 분, 여성 실장님 한 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두분 다 대응이나 리액션이 굉장히 좋으시다. 너무나도 평범한 내 몸뚱아리로 포즈를 취할 때 마다 너무 예쁘다고 촬영 내내 칭찬감옥에 집어 넣으셔서 굉장히 웃기기도 했고 재미있었다. 또 촬영하는 동안 헤어나 옷 매무새 같은 것도 다 잡아주셔서 포즈와 표정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다. 촬영 내내 두 분께 매우 감사했다. 촬영이 끝나면 서비스로 사진을 몇 장 인화해 주시고 귀여운 크롭티  선물로 주신다. Fancy한 크롭티를 입고 인증샷 몇 개 남겨 본다.


식단은 처음부터 너무 극단적으로 시작하지는 않기를.

이것은 사실 개개인의 몸이 모두 다르기에 일반화 해서 다루기는 어렵지만 나의 경우를 서술해 보자면 한 D-90일을 기점으로 식단 관리를 시작했던 것 같다. 처음부터 너무 빡세게 하면 금방 지쳐버릴까봐 서서히 음식 종류와 양을 바꿔나갔다. D-90~60일 기간에는 하루에 한 끼는 자유식을 하되 한 끼는 꼭 야채, 생선 혹은 고기(살코기 위주), 고구마로 클린하게 먹었다. 자유식이라고 해도 탄수화물은 최대한 적게먹고 단백질 위주로 먹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한 D-50~30일엔 먹는 양에는 크게 손대지 않는 대신 자유식을 줄이고 클린한 식단의 비중을 늘렸다. D-30일 부터는 먹는 양 자체를 조금씩 줄여나갔다. 그리고 D-2일 부터는 몸에 수분 빼는 작업을 위해 물 섭취도 자제했다. 

첫번째 바디프로필에서는 먹고 싶은 걸 억지로 참느라 엄청 고생했다. 그리고서는 치팅이랍시고 주말에 와장창 먹고나서 후회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두번째 준비기간에는 진짜 너무 먹고 싶다 하면 그냥 먹었다. (그렇다고 마구 폭식했다는 건 아니다. 폭식은 금물) 나중에 이성의 끊을 놓아버리고 폭식하느니 차라리 중간에 조금씩 욕구를 해소하는게 나을 거란 판단에서였다. 결과는 역시 후자가 나았다. 

Tip: 요즘엔 저당, 슈가프리 제품이 다양해 져서 대체해 먹을 것들이 많다. 나의 경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을 때는 라라스윗, 빵이 먹고 싶을 때는 프레드 프로틴 스콘, 제로베이커리, 프로넛 제품을 구입해 먹었다.


영양제 챙겨먹기

아무래도 끝으로 갈 수록 음식 섭취가 부실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영양제는 특히나 잘 챙겨 먹었다. (그래도 막판에 가니 손톱이 부러지더라는...) 각자 부족한 영양소는 다르겠지만 멀티비타민, 비타민C,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칼슘 및 마그네슘 정도는 챙기시길 권유드린다.

운동은 일주일에 최소 3-4회씩 

나는 예전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골프, 테니스, 필라테스 등 종목을 바꿔가며 이것저것 해왔던 터라 PT를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우리 쓰앵님은 매일같이 헬스장에 나오라고 했지만 도저히 힘들고 피곤해서 그렇게 까진 못했다. (핑계를 좀 대보자면 아마 백수였으면 주7일 운동도 가능했을듯) 운동은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서 진행했는데, PT가 끝나면(50분 소요) 유산소 운동을 30~40분 정도 더 했다. 운동 안하는 날은 스트레칭만 해줬다.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며 몸무게 변화는 그리 크지 않지만 체지방률이 많이 변화했다. 어차피 바디프로필의 경우 눈으로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지 몸무게가 중요하진 않기 때문에 눈바디로만 체크해도 충분하다. 매일매일 몸무게 재면서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그냥 자신을 믿고 꾸준히 운동하고 식단하는 것을 추천한다. 운동하다가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뭔가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면 그때 한 번씩 몸무게를 재보자.

컨셉 정하고 포즈 구상하기

약 한 달 전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 컨셉도 결정하고 의상 구비도 준비해야 하며 포즈 연습도 해보면 좋다. 첫 번째 바디프로필의 경우 제대로 생각 안하고 갔다가 카메라 앞에 서니 완전 멍해져서 무슨 로보캅 마냥 삐그덕삐그덕 댔던거 같다. 그래서 두 번째 할 때는 이렇게 해봐야지, 저렇게 해봐야지 혼자 생각도 많이 하고 다른 이의 사진도 많이 찾아봤다. 원하는 포즈나 분위기의 사진이 있으면 저장해 두고 촬영 전에 미리 스튜디오에게 보내 놓으면 촬영 당일에 훨씬 수월하다. 내가 촬영한 팬시무드 스튜디오는 힙한 의상들도 많이 대여해 주고 있어 속옷만 내 것으로 가져가고 나머지 의상은 대여해서 입었다. 덕분에 촬영이 아니면 정말 평생 입어볼 것 같지 않은 옷도 입어보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촬영 직전에는 빡센 운동보다는 컨디션 관리 하기

촬영일이 임박해서는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 보단 컨디션 관리에 힘쓰며 식단이나 잘 지켜나가는게 좋은 것 같다. 남은 열흘동안 운동 엄청 빡세게 한다고 몸이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피곤하고 힘들면 식단 포기하고 더 먹게 되는 것 같다. 촬영을 향해 열심히 달려온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다독이며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힘을 얻어보자.

촬영이 끝났다고 건강관리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실 바디프로필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몸은 사진 한번 찍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바디프로필은 그저 내 인생에 한 번 있는 이벤트지, 이걸 위해서 잠깐 목숨을 바치고 이제 찍었으니까 운동 안하고 마음껏 먹어야지! 하는 마음가짐은 안된다. 바디프로필을 통해 얻은 식습관과 운동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의 경우에는 준비기간에 음식과 영양소를 공부하며 '이런걸 먹어야 겠구나, 이런건 피해야 겠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고, 내 몸의 음식 적당량 수준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PT를 통해 운동법도 익히게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매일같이 닭가슴살과 고구마만 먹고 살진 않지만 몸에 좋은 건강식 위주로 적당히 먹고 있으며, 운동도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해나가는 습관을 들였다.

바디프로필 막판에 시행한 극단적인 식단에서 일반식으로 돌아오면 확실히 이전 보다는 몸무게가 증가한다. 그런데 그렇게 걱정할 것은 아닌 것이 적당히 먹으면서 운동을 계속 해주면 오히려 몸은 더 좋아진다. 근육의 질도 좋아지고 쉐잎이 확실히 달라진다. 바디프로필 사진도 중요하지만 그 뒤에 어떻게 지내느냐에 따라서 바디프로필 전보다 더 못한 몸이 될 수도 있고, 더 좋아질 수도 있다. (더 좋아진 다는 것의 의미는 단순히 마른 몸을 의미하진 않는다.) 일회성 이벤트에 끝내지 말고 좋은 루틴을 습관으로 들이면 이전보다 더 건강하고 탄탄한 몸을 보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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