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테라로사 예술의전당] 절제의 미학 속 그랑(Grand)했던 그랑크뤼(Grand Cru), 콜롬비아 우일라 핑크 부르봉

프로노이아 2025. 1. 16. 19:26
  • 방문지점: 테라로사 예술의전당점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예술의전당 비타민 스테이션 1층)
  • 구입원두: 콜롬비아 우일라 핑크 부르봉
  • 노트: 오렌지, 히비스커스, 크랜베리, 망고, 쥬이시(Juicy)

예술의 전당 테라로사는 늘상 사람이 넘친다. 물론 커피를 마시러 온 사람들이라기 보단 전시 관람객 덕분일 테다. 강릉 본점을 한 번 꼭 가보고 싶은데 아직은 한번도 방문해 보지 못했기에 우선 서울 권역에서 즐기고 있다.

테라로사 예술의 전당점 내부 1
테라로사 예술의 전당점 내부 2
테라로사 예술의 전당점 내부 3

무슨 원두를 사도 항상 평타 이상은 치기에 종종 구매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어떤 원두를 사볼까 고민하며 즐겁게 매장으로 들어섰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이번 1월의 원두 킹콩(King 콩, 르완다 저스틴). 원두를 구매하면 1봉당 2천원의 기부금으로 르완다 농부들에게 티셔츠를 선물해줄 예정이라 한다. 노트도 괜찮아 보이고 기부금을 전달하는 이벤트도 매우 괜찮은 아이디어라 생각했다. 마음속 구매 1순위로 생각해 두고 다른 원두들을 물색했다. 파나마 게이샤, 콜롬비아 우일라, 에티오피아, 케냐 등등 경쟁자들이 막강했다.

1월의 킹콩(King콩) 르완다 저스틴
테라로사에서 팔고있는 다양한 원두들

음식 선택, 커피 선택의 순간에는 항상 내게 제한된 양이 불만스럽기만 하다. 메뉴판을 보면 이것도 시키고 싶고 저것도 시키고 싶은데 내 위장의 한계로 다 고르지 못함이 늘상 아쉽다. 커피 역시 마찬가지다. 마음 같아서는 한번에 서너 봉씩 사서 이것저것 맛보고 싶지만, 수면 문제로 인하여 하루에 마실 수 있는 커피 양이 정해져 있기에 아무리 많이 사도 한번에 두 봉 이상을 사지 못한다. 욕심껏 사봤자 소비기한이 늘어나는 탓에 애꿎은 원두의 향미만 사라진다. 하지만 제한이 있기 때문에 다음이란 차수를 기대할 수 있고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절제의 미학을 생각하며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콜롬비아 우일라 핑크 부르봉을 낙점했다. 테라로사 그린빈 바이어가 직접 특별히 선정하는 2024년도 그랑크뤼(Grand Cru)라는 점이 시선을 사로잡은 한편 콜롬비아를 구매한 지가 꽤나 오래되어 내 몸이 콜롬비아를 부어달라 부르짖고 있었다.

내 선택의 결과는 아주 탁월하고 훌륭했다. 커피를 입안에 머금으면 가득 느껴지는 히비스커스와 오렌지 맛이 아주 일품이다. 정말 순식간에 한 봉을 해치웠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이 콜롬비아 커피 맛을 생각하니 마치 파블로프의 실험처럼 조건반사와 뇌의 기억 작용으로 침샘이 마구 자극된다. 조만간 또 달려가 한 봉을 더 사와야 겠다.

오렌지, 히비스커스 맛이 풍부했던 콜롬비아 우일라 핑크부르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