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고진영 프로의 부진 극복기와 화려한 비상 (Feat. 엄청난 연습량과 평점심)
나의 취미중 하나는 골프다. 운동을 좋아하는 터라 이것 저것 운동 배워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중 가장 꾸준히 하고 있는 스포츠 이기도 하다. 골프에 관심이 많다보니 시합 중계, 뉴스 등을 꼬박꼬박 챙겨 보는 편이고 특히 KLPGA나 LPGA 경기에 관심이 많다.
고진영 프로,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2연패 달성
원래 한국 여자골프는 쟁쟁했다. 리빙 레전드 박인비 프로를 비롯해 신지애, 유소연, 박성현, 고진영 등 세계랭킹 1위 선수를 5명이나 배출했으며 그 외에도 김세영, 전인지, 이정은6 등 톱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최근 한국 여자골프는 침체기에 빠졌다. LPGA 대회 18연속 무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제 드디어 무승 고리를 끊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고진영 프로가 2023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했다는 소식이다. 이 대회는 작년에도 고진영 프로가 우승한 대회로, 올해 우승으로 2연패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고진영 프로는 세계랭킹 1위(총 152주), '19년, '20년, '21년 3년동안 상금왕 1위를 줄곧 고수하다가 지난해 긴 부진에 빠졌다. 손목 부상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창 시즌 중이었던 8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두 달이나 휴식을 취할 정도로 손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 통증이 심해진 시즌 중·후반 6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건 단 두 번. 3차례나 컷 탈락을 당했고 기권도 한 번 했다. 컷 통과한 대회에서는 공동 33위, 공동 71위를 기록하는 등 부진의 늪에 빠졌다. 통산 152주간 지켜온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내려왔다. 현재는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화려한 부활의 원동력은 땀, 눈물 그리고 평정심
하지만 그녀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부활의 원동력은 연습이었다.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그녀는 "스스로 생각했다. 그 누구보다 연습을 열심히 했고, 누구보다 흘린 땀과 눈물이 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지난 겨울, 긴 휴가 대신 긴 훈련을 선택했다. 한 달 동안의 베트남 전지훈련에서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웜업 운동을 한 뒤 오전 6시 30분부터 18홀 라운드를 돌았다. 11시 30분에 라운드를 마치면 점심을 먹고 오후까지 부족한 쇼트 게임과 롱 게임 연습에 매진했다. 올 시즌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고, 혼다 LPGA 타일랜드가 열리기 일주일 전에 태국에 들어가 현지 적응과 실전 같은 긴장감을 높이는 데에도 집중했다고 한다.
그녀가 우승한 이번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은 어려운 순간이 내내 이어졌다. 무덥다가도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려 경기가 중단된 적이 수차례 있었다. 좋았던 페이스가 갑자기 나빠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고진영은 한창 좋았을 때의 퍼포먼스를 다시 보여줬다. 그녀는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좋은 흐름을 가져가고 싶다고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대로 되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고 스스로 자유로워지고 싶다"면서 평정심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 다짐대로 대회 내내 이어가면서 마침내 기대했던 우승을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골프와 비슷한 인생, 본받고 싶은 그녀의 멘탈
골프를 치면서 골프라는 운동이 인생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고진영 프로의 인터뷰 처럼 마음대로 되는 부분이 하나도 없는게 골프다. 오죽하면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 생전에 마음대로 못한 것 3가지로 널리 회자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골프라고. 공이 똑바로 가야하는데 갑자기 훅, 슬라이스가 나질 않나, 물에 빠지질 않나, 벙커에 빠지질 않나. 그나마도 벙커라는 위기에서 한번에 나오면 다행이다. 벙커에서 몇번을 패도 삽질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에 고진영 프로의 우승을 보면서 그녀의 멘탈을 너무나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부진에 빠졌어도 노력을 중단하지 않고 오히려 약점을 보완하는데 더 매진하는 모습이며,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하는 모습 모두 본받을 만한 멘탈과 정신력이다.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이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하고 평온한 정신을 갖는 그녀의 태도를 보며 오늘도 스스로 또 한 번 반성해 본다.